불망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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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0-14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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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낯선 땅에서 첫여름에 태어날 아이로 상징되는 민중의 끈질긴 생명력이 그것이다. 해방이 되고 들어온 로스케들은 어떠했던가. 승리자의 자랑스러운 면류관, 시혜자로서의 넉넉함을 갖춘 자들이 아니라, 익어 가는 수숫대를 꺾어 씹고 옥수수를 잘라 갉아먹는 초라하고 지친 실향민에 불과한 인물들이었다. 바람 따라 점점 거칠어 가는 물결이, 그네들을 고향으로부터 먼 바다로 밀어내는 거부의 몸짓에서, 환각으로 보는 시누이의 연두빛 고운 처네 위로 솟아 있는, 등에 업힌 아이의 검고 무성한 머리털이 눈이 부시는 것은 두고 온 고향의 아름다움의 상실이며, 또한 어느 청솔의 푸르름이 그 빛을 당하랴 라는 표현처럼 고향의 푸르름의 상실인 것이다. 패전으로 전세가 역전되어 학대당하며 해령을 떠나 본국으로 돌아가는 日本(일본) 여자들의 박박 깎은 머리와 죄수처럼 보이는 절망적인 침묵 속에서 바로 그러한 실향의 세월을 읽는다.
그러나 종전과 해방은 잃어버린 고향을 다시 되찾아 주었던가? 불행히도 역사(歷史)는 또다시 실향의 세월을 재생산해 낸다. 이어서 반탁운동이 찬탁운동으로 바뀌고, 수상한 기운이 사회를 감돌아 수탈자, 민족반역자의 명단에 든 상황에서, 고향을 떠나 멀리 간 적이 없던 현도네 가족은 드디어 고향을 떠나야 했던 것이다. 같은 반 급우인 신짱의 가족 역시도 역사(歷史)의 가해자로 이 땅에 들어와 있기는 하지만, 그들 역시 지치고 피곤한 실향민이며 피해자에 불과하다. 그 상황은 남한에 진주한 미군들에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6불망비 , 불망비감상서평레포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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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 같은 처절하고도 절망적인 실향의 역사(歷史)에서도 작가는 희망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기는 하다.
울부짖는 시누이와 시동생을 매정하고도 가혹하게 떼어 놓고 남쪽으로 향하는 조각배에 몸을 실은 현도 어머니가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고향을 바라보는 심정은 바로 이 소설의 모든 실향민들의 마음에 다름 아니다. 이 생명력은 유래(由來)나 내용, 그 연원을 알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비석거리라는 친근하고 습관적인 부름에서, 네 거리 귀퉁이에 별 뜻 없이 서 있는 초라한 비석의 모습으로 상징…(dr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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